야곱은 참 오랜 시간 훈련을 받았다.
무려 20년 동안 외삼촌 라반 밑에서 온갖 억울함과 수고를 감내하며 살았고,
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.
하지만, 훈련받은 세월에 비해
그 마음 깊은 곳, 자아의 중심은 여전히 ‘계산’과 ‘두려움’으로 가득 차 있음을 보게 된다.
형 에서를 만나러 가는 길에서도, 혹시라도 일이 잘못될까 봐
식솔들을 두 무리로 나누고, 도망갈 방안부터 마련했다.
그 마음 깊은 곳에 여전히 “내 힘으로 해결해야지” 하는
인간적인 본능이 남아 있었다.
그런 야곱이 얍복강에서 하나님을 붙들었다.
씨름하면서도 끝까지 자아를 굽히지 않는 야곱에게
주님은 환도뼈, 즉 사람의 몸을 지탱하는 중심을 꺾어버리신다.
자아가 꺾이지 않으니,
그 자아를 지탱하던 힘줄을 꺾으신 것이다.
그날 이후로, 야곱은 다리를 절며 걷는 사람이 되었다.
앞서가던 인생에서, 따라가는 인생으로 바뀌었다.
하나님의 손에 붙들린 인생. 주님이 이끄시는 삶을 살길 소망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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